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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는 많은데, 왜 설명은 점점 어려워지는가

1. 분석팀의 하루는 이미 디지털인데, 왜 일은 여전히 아날로그일까

요즘 분석팀을 보면 겉으로는 완전히 디지털이다.
LIMS에 시료를 등록하고,
ELN에 실험 내용을 기록하고,
CDMS에 raw data를 저장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다시 엑셀과 메신저, 기억으로 돌아간다.

  • “이 샘플 전처리 조건이 뭐였지?”
  • “이 결과가 나왔을 때 장비 상태 어땠어?”
  • “이 데이터는 누가 어떤 판단으로 pass 시켰지?”

시스템은 있는데, 맥락이 없다.
정보는 쌓이는데,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는다.

이게 바로
LIMS–ELN–CDMS가 각자 잘 돌아가는데도
분석팀 전체의 생산성과 신뢰도는 올라가지 않는 이유다.

2. 먼저 인정해야 할 사실: 세 시스템은 원래 목적이 다르다

통합 전략을 이야기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LIMS, ELN, CDMS는 원래 하나가 되라고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다.

LIMS의 본질: 통제와 추적

LIMS는 질문을 이렇게 던진다.

  • 이 샘플은 어디서 왔는가?
  • 누가 언제 받았는가?
  • 어떤 시험 항목이 할당되었는가?
  • 결과는 규정에 맞는가?

즉, LIMS는 흐름과 책임의 시스템이다.
분석 그 자체보다, 분석이 관리되고 있는지를 본다.

ELN의 본질: 사고와 기록

ELN은 완전히 다른 질문을 한다.

  • 왜 이 조건을 선택했는가?
  • 실험 중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
  • 예상과 다른 결과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ELN은 규정보다 생각의 흔적을 남기는 도구다.
분석팀의 ‘뇌’에 해당한다.

CDMS의 본질: 데이터 보존과 무결성

CDMS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 이 raw data는 변조되지 않았는가?
  • 언제 생성되었는가?
  • 누가 접근했는가?

CDMS는 기억 저장소다.
해석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그냥 지킨다.

이 세 시스템이 따로 노는 것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다.

3. 통합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 “한 시스템으로 다 하자”

많은 조직에서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어차피 다 비슷한데, 하나로 통합하면 되지 않을까?”

이 접근은 거의 항상 실패한다.

왜냐하면

  • LIMS에 사고를 담으려 하면 답답해지고
  • ELN에 규제를 넣으면 기록이 말라가고
  • CDMS에 판단을 요구하면 시스템이 무거워진다

통합 전략의 핵심은 대체가 아니라 연결이다.

4. 진짜 통합의 출발점: “분석 스토리는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가”

분석팀 관점에서 보면
모든 분석에는 하나의 이야기(lineage)가 있다.

  1. 샘플이 들어온다
  2. 전처리 전략이 결정된다
  3. 실험이 수행된다
  4. 데이터가 생성된다
  5. 결과가 해석된다
  6. 판단이 내려진다

문제는 이 이야기의 조각들이
서로 다른 시스템에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 1번은 LIMS
  • 2~3번은 ELN
  • 4번은 CDMS
  • 5~6번은 다시 ELN 또는 사람 머릿속

통합 전략의 목표는 단 하나다.

이 분석 스토리를 시스템 경계 없이 따라갈 수 있게 만드는 것

 

5. LIMS–ELN–CDMS 통합의 핵심 원칙 5가지

원칙 1. “마스터는 하나여야 한다”

모든 정보가 중복되면 통합은 실패한다.

  • 샘플 ID의 마스터는 LIMS
  • 실험 조건의 마스터는 ELN
  • Raw data의 마스터는 CDMS

어느 시스템이 원본(source of truth)인지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통합은 곧 불일치 관리 지옥이 된다.

원칙 2. 데이터가 아니라 참조(reference)를 연결하라

통합의 목적은 데이터를 복사하는 것이 아니다.

  • LIMS에 raw file을 넣으려 하지 말고
  • ELN에 모든 결과를 다시 쓰려 하지 말라

대신

  • 고유 ID
  • immutable link
  • versioned reference

로 연결하라.

“이 실험 결과는 이 CDMS 데이터에 기반한다”
이 문장이 시스템적으로 보장되면 충분하다.

원칙 3. 이벤트 중심으로 연결하라

통합은 테이블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이벤트를 연결하는 것이다.

  • 샘플 등록 이벤트
  • 분석 시작 이벤트
  • 데이터 생성 이벤트
  • 결과 승인 이벤트

이 이벤트들이
시스템 간에 시간 순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원칙 4. 사람의 입력을 최소화하라

통합 시스템에서
사람이 다시 타이핑해야 한다면
그건 통합이 아니다.

  • LIMS → ELN: 샘플 메타데이터 자동 전달
  • ELN → CDMS: 실험 ID 자동 태깅
  • CDMS → LIMS: 결과 요약 자동 반영

사람은 판단만 하게 해야 한다.

원칙 5. 규제는 흐름의 끝에 둔다

많은 조직이 실수하는 지점이다.
처음부터 모든 단계에 규제를 걸면
통합은 시작도 못 한다.

  • 연구 단계: 유연성 우선
  • 검증 단계: traceability 강화
  • 보고 단계: 규정 적용

같은 데이터라도 단계에 따라 다르게 다뤄야 한다.

6. 이상적인 역할 분담 구조 (현실 버전)

통합이 잘 된 분석팀에서는
각 시스템이 이렇게 작동한다.

LIMS는 이렇게 말한다

“이 분석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책임자는 누구다.”

ELN은 이렇게 말한다

“왜 이런 방법을 썼고, 중간에 이런 판단을 했다.”

CDMS는 이렇게 말한다

“이 판단은 이 raw data에 근거한다.”

이 세 문장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때,
분석팀은 질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7. 통합 이후 분석팀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것들

7.1 문제 발생 시 대응 속도

  • 데이터 찾기 → 해석하기
  • “누가 했지?” → “왜 이렇게 됐지?”

질문의 수준이 바뀐다.

7.2 신규 인력 온보딩

  • “이건 관례야”가 아니라
  • “이렇게 기록되고, 이렇게 연결돼”

조직 지식이 개인에게 묶이지 않는다.

7.3 규제 대응의 질

규제 기관은 더 이상
“데이터가 있냐”를 묻지 않는다.

“이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논리를 보여달라”

통합 시스템이 있으면
이 질문에 시스템으로 답할 수 있다.

8. 통합 전략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함정들

함정 1. IT 주도로만 설계하기

통합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업무 흐름 문제다.

분석가가 설계에 참여하지 않으면
시스템은 반드시 우회된다.

함정 2. 한 번에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

LIMS–ELN–CDMS 통합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진화 과정이다.

  • 1단계: ID 연결
  • 2단계: 이벤트 연결
  • 3단계: 판단 근거 연결

이 순서를 무시하면 실패한다.

함정 3. “우리는 소규모라서 필요 없다”는 생각

소규모 조직일수록
사람 의존도가 높고,
사람이 바뀌면 기억이 사라진다.

통합은 규모 문제가 아니라
지속성의 문제다.

9. 결국 통합의 목적은 시스템이 아니다

LIMS–ELN–CDMS 통합의 진짜 목적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다.

  • 왜 이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
  •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 그 판단이 어디서 왔는지

분석팀이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시스템은 그 설명을
기억해주는 장치일 뿐이다.

마무리하며

분석팀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장비가 좋아지는 것도,
데이터가 많아지는 것도 아니다.

“이 결과가 왜 나왔는지를 조직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

LIMS–ELN–CDMS 통합은
그 설명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인프라다.

 

분석팀을 위한 LIMS–ELN–CDMS 통합 전략
분석팀을 위한 LIMS–ELN–CDMS 통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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