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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 “Validation은 규제 대응이 아니라, 데이터의 품질 선언이다”
바이오분석(bioanalysis) 업계에 오래 있다 보면 공통된 진실 하나를 마주한다.
정량분석에서 가장 무서운 건 장비가 아니다. 불완전한 validation이다.
심지어 분석 자체보다 validation 문서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다.
이유는 명확하다. LC-MS/MS 데이터는 곧 임상 개발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특히 ICH M10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bioanal validation 기준이 정돈되고 강화됐다.
미국 FDA, EMA, PMDA, MFDS까지 모두 이 틀을 공유한다.
말 그대로, 이제는 “대충 검증해서 넘어가는 시대”가 끝났다.
국내 분석팀도 이 흐름 위에 서 있다.
실험실 한쪽에서는 plasma session이 시작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validation plan과 deviation form이 열리고—
분석 연구원이 가장 바쁘고 가장 외로운 시기다.
그래서 이 글은 형식적인 기준 체크가 아니라,
진짜 실험하는 입장에서 느낀 ICH M10 대응 전략을 정리해본다.
“Validation은 문서 작업이 아니라, 데이터 품질을 증명하는 과학적 행위다.”
2. ICH M10의 본질 – “측정한다는 행위 자체를 검증하라”
ICH M10은 단순히 항목을 나열한 문서가 아니다.
요지는 딱 하나:
생체시료에서 약물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라.
즉, 각 validation 항목은 이렇게 바뀐다.
| 항목 | 의미 | 질문 |
| Selectivity | matrix 간섭 없음 | 이 peak가 진짜 약물이 맞나? |
| Carry-over | 시료 이동 없음 | 이전 샘플의 잔재가 붙은 건 아닐까? |
| Accuracy/Precision | 반복 정밀도 | 오늘 분석해도, 다음 달에 해도 같은 값 나오나? |
| Matrix effect | 이온 억제/증가 | 동일 농도인데 혈장 lot 바뀌면 signal 달라지나? |
| Stability | 보관 중 변질 방지 | 현장에서 채혈 후 실험까지 analyte 살아있나? |
문제는 이걸 다 하려면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
그리고 ICH M10은 “그냥 했다”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하라”를 요구한다.
즉,
“왜 그렇게 설계했는가?”
“이 결과가 타당한가?”
“이 조건이 worst-case인가?”
이게 관건이다.
3. Pre-Validation 단계 – “모든 validation은 method가 완성된 후가 아니다”
대부분 validation을 method가 완성된 뒤에 하는 절차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성공률은 pre-validation에서 갈린다.
내 경험 기준 아래 3가지를 pre-check 하면
정식 validation에서 데미지 거의 없다.
3.1 System Suitability Test (SST) 기준 확정
기립박수 나오는 팁 하나:
SST 기준을 validation 전에 정리해두면 문서 전쟁 절반 끝난다.
예:
- Peak shape: tailing factor < 1.5
- Retention time tolerance: ±2%
- Signal-to-noise > 10 @ LLOQ
SST 없으면 regulator가 이렇게 생각한다:
“분석자가 장비 상태도 확인 안 하고 실험했네?”
3.2 Calibration model 사전 확정
M10은 accuracy 기반 calibration model 선택을 강조한다.
tip:
- linear vs quadratic 비교
- weighting 1/x 또는 1/x² 적용
- 중간 농도 accuracy로 결정 (고농도 fitting bias 피하기)
3.3 QC 구성 비율 설계
M10은 다음 비율을 강하게 요구한다:
- at least 6 replicates at each level
- QCs ≥ 2/3 of total analytical run
QC가 전체 run의 대부분을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
예전 방식대로 하면 fail이다.
4. Selectivity & Specificity – “matrix는 하나가 아니다”
혈장은 혈장이고 소변은 소변?
아니다.
ICH M10은 이렇게 말한다:
“적어도 6 donor matrix에서 검증하라.”
왜냐면 matrix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
특히 국내 임상에서는 다음 옵션도 고려된다.
- 지질 고농도 혈장
- 용혈된 혈장
- 고빌리루빈 혈장
즉, selectivity는 peak 유무가 아니라 matrix biology 문제다.
실제 팁:
| 문제 | 해결 전략 |
| Hemolysis interference | sample pre-treatment buffer 강화 / double cleanup |
| high lipid | SPE 선택 or phospholipid removal sorbent |
| bilirubin interference | wavelength check + ion pair tuning |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high-lipid plasma QC를 별도 배치해
지질성 후보물질 검증 시 matrix 일탈 체크한다.
(국내 제약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5. Accuracy & Precision – “LLOQ가 무너지는 순간 모든 데이터가 무너진다”
A&P는 validation의 심장이다.
특히 M10은 LLOQ accuracy를 극단적으로 중시한다.
왜냐면 임상 피크 때보다 바닥 농도 구간이 신뢰성 판단 기준이기 때문.
팁
- LLOQ S/N > 5가 아니라 >10을 목표로 해야 함
- injection volume 확대보다 ion transfer tuning이 더 중요
- IS signal drift tracking 필수
그리고 중요한 철학 하나:
“LLOQ는 눈으로 보이는 peak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존재가 증명된 signal이다.”
그래서 baseline noise 관리와 blank QC는 기본 중 기본.
6. Matrix Effect – “이건 분석자가 싸우는 전쟁이다”
M10은 matrix effect 계산을 반드시 요구한다:
IS-normalized matrix factor = (Post / Neat)sample ÷ (IS_post / IS_neat)
쉽게 말하면,
“IS가 있어서 보정은 되는데, matrix 영향이 있는 건 알고 있지?”
라는 질문이다.
주요 원인
- 인지질
- endogenous metabolites
- salts
- tube adsorptive effect
실무 팁
- HLB + precip combo 사용 시 지질 제거 강력
- ion-pair reagent는 가능하면 피함 (regulatory risk)
- stabilizer 첨가 시 validation 재필요
내 경우 phospholipid MRM transition(184→184, NL scan) 체크 필수로 둔다.
7. Stability – “실험대가 아닌, 현장을 기반으로 설계하라”
Stability 실험의 핵심은 현장 상황 재현이다.
예:
- ice → bench → autosampler 24h → freeze-thaw 3회
- hemolyzed plasma stability 별도 확인
단순히 “안정했다”가 아니라,
약물이 어떤 환경에서 분해되는지 mechanistic reasoning이 필요하다.
예시 논리
| 조건 | 이유 |
| −80℃ long-term | real clinical storage |
| autosampler 24h | overnight run 대응 |
| room temp short-term | patient transport simulation |
| ex-vivo stabilization | esterase-sensitive compounds (prodrug 포함) |
특히 ester-based prodrug(M10에서 강조됨)
→ collection tube에 esterase inhibitor 고려
8. Carry-over – “청소는 성실함이 아니라 과학이다”
Carry-over는 연구원 명예 문제다.
팁
- two blank check rule (pre & post QC-high)
- needle wash: IPA / MeOH / ACN 삼중 믹스 효과적
- analyte solubility 낮으면 switching valve contamination도 의심
실제 현장에서는
chromatographic column bleeding과 source contamination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
9. 국내 제약사 실무: 유한양행·SK 사례 비교
| 회사 | 특징 | 전략 |
| 유한양행 | 다수 글로벌 임상 | global GLP CRO 기준 맞춘 doc-template |
| SK바이오팜 | CNS drug dominance | stability emphasis + hemolysis control |
공통점:
“Validation은 분석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R&D 전체 리스크 관리다.”
10. 결론 – “Validation은 규제가 아니라 능력이다”
ICH M10은 까다롭지 않다.
과학적 기준을 명확히 요구할 뿐이다.
- 분석자가 molecule chemistry 이해해야 하고
- matrix biology 고려해야 하고
- 장비 tuning부터 문서까지 책임져야 한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작업은 약물의 생애 주기 중 가장 핵심적 신뢰 확보 과정이다.
다시 말해,
분석 팀은 데이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신뢰를 만든다.
그리고 결국 남는 건 숫자가 아니라
정확성에 대한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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