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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마이크로니들 기반 약물 투여 기술의 진화

 

1. 서론: '무통주사'가 상상이 아닌 현실로

우리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때 여전히 주사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습니다. 하지만 주사기는 환자에게 물리적 고통을 줄 수 있고, 공포감이나 거부감을 유발하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사용이 까다롭습니다. 또한 병원 내 감염 위험, 주사바늘 폐기 문제, 숙련된 인력의 필요성 등 의료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단점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입니다. 이 기술은 작고 미세한 바늘로 피부를 관통시키되, 통증은 거의 없고 약물은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초기에는 백신이나 미용 분야에서 시도되었지만, 최근에는 항암제, 인슐린, 항바이러스제, mRNA 백신 등 고기능 치료제로도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니들 기반 약물 투여 기술의 진화
마이크로니들 기반 약물 투여 기술의 진화

 


2. 마이크로니들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

마이크로니들은 일반적으로 길이 25~2000 마이크로미터(μm), 두께 수십~수백 μm 수준의 미세한 바늘로 구성된 구조체로, 사람의 피부, 특히 표피(epidermis)와 진피(dermis) 사이의 경계층을 미세하게 통과합니다.

이 구조는 통증을 유발하는 깊이(진피 하부)까지 도달하지 않으면서도, 혈관 및 림프계와의 접촉이 가능하므로 매우 효율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합니다. 마이크로니들의 주요 전달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경피 흡수 촉진: 피부의 각질층을 국소적으로 관통하여 약물의 흡수를 유도
  • 용해형 마이크로니들: 약물 자체가 바늘 구조에 포함되어 있어 체내에서 용해되며 방출
  • 고형 마이크로니들: 피부에 미세 구멍을 낸 후 약물 패치 또는 젤 형태로 적용
  • 하이드로젤 기반 마이크로니들: 물리적 자극에 반응해 약물을 제어 방출

3. 마이크로니들의 종류와 기술 분류

종류                                             구조 및 원리                                             특징                                       적용 예시
고형형 (Solid) 바늘 형태로 피부에 구멍 생성 후 약물 도포 단순 구조, 반복 사용 가능 진통제, 국소치료제
코팅형 (Coated) 바늘 표면에 약물을 코팅 고정량 전달, 즉시 작용 백신, 항바이러스제
용해형 (Dissolving) 바늘 자체가 용해되며 약물 방출 바이오 분해성, 무바늘 잔여물 인슐린, DNA 백신
하이드로젤형 (Hydrogel-forming) 체온, pH 등 자극에 반응해 방출 제어방출, 지능형 전달 가능 항암제, 면역조절제
중공형 (Hollow) 내부가 비어 있어 약물을 직접 주입 지속적 약물 주입 가능 생리활성물질, 항생제

4.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진화 단계

1세대: 고형형 & 코팅형

  • 구조가 단순하며,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 데 사용
  • 제조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지만, 정량 투여의 한계가 존재

2세대: 용해형 마이크로니들

  • 바늘 자체가 약물과 생분해성 물질로 구성되어 체내에서 완전히 녹음
  • 정확한 용량 전달잔여물 없음의 장점으로 주목

3세대: 하이드로젤 및 스마트 마이크로니들

  • 약물의 방출 타이밍을 제어하거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반응하는 스마트 DDS
  • 체온, pH, 염도, 효소 활성도 등 생체환경 기반 반응형 약물전달 시스템

차세대: IoT, 센서 기반 마이크로니들

  •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센서, 칩, 블루투스 모듈 등을 결합
  • 약물 투여 모니터링 + 건강 상태 실시간 확인 가능

5. 실제 임상 및 상용화 사례

FluMist® 및 Zosano Pharma의 ZP Patch

미국 FDA에서 승인된 독감 백신 마이크로니들 시스템으로, 무통증 투여가 가능하고 비의료인도 자가 투여 가능.

Micron Biomedical - 저소득국가용 백신 패치

WHO,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협력해, 냉장 보관 없이 운송 가능한 용해형 백신 마이크로니들을 개발.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 시장에서 활발한 파일럿 진행 중.

BD Technologies & 3M Health Care

마이크로니들 제조기술을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글로벌 리더. 산업용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레이저 에칭, 마이크로 몰딩 기술을 보유.


6. 마이크로니들의 장점과 한계

🌟 장점

  • 무통증, 비침습성: 피부 신경말단 도달 전 흡수 → 공포 감소
  • 자가 투여 가능: 비전문가도 사용 가능해 의료 접근성 확대
  • 표적 및 국소 전달 가능: 치료 효율 증대
  • 백신, 단백질, RNA 등 고분자 약물 전달 적합

⚠ 한계

  • 제조공정 정밀도 필요: 바늘 구조가 미세하여 균일성 유지 어려움
  • 대량 생산 기술 확보 필요
  • 장시간 부착 시 피부 자극 가능성
  • 장기 약물 전달에는 제한적일 수 있음

7. 국내외 기술 개발 동향

🇰🇷 대한민국

  • 한미약품: 생분해성 고분자 기반 마이크로니들 패치 연구 중
  • GC녹십자랩셀: 백신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도입, 감염병 예방용 개발
  • 제넥신 & 메드팩토: DNA 백신용 마이크로니들 적용 실험
  • 스몰머신 & 메디아나: 스마트 마이크로니들 및 헬스케어 센서 융합형 제품 개발

🌍 글로벌 기업

  • Zosano Pharma (미국): 고체형 마이크로니들 제품 상용화
  • 3M (미국): 세계 최대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제조 기업
  • Nanopass (이스라엘): 초정밀 나노 마이크로니들 생산 기술 보유
  • Micron Biomedical (미국): 저소득 국가용 백신 플랫폼 주도

8. 미래 전망과 응용 가능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앞으로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 당뇨병: 인슐린 자가 투여 대체 기술로 확장
  • 항암제: 고분자 약물의 정밀 표적 전달 기술
  • 면역치료: mRNA, DNA 백신의 경피 전달
  • 정신질환: 장기 지속 방출형 약물 전달 시스템
  • 피부병 및 국소질환: 약물의 국소 도달률을 높여 부작용 감소

결론: ‘주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단순히 ‘편리한 약물 투여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약물 전달 기술의 근본적인 혁신이며, 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특히 백신, 항암제, 고분자 단백질 치료제, 면역치료제와 같이 기존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흡수가 어려웠던 치료제에 있어, 마이크로니들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전달 경로를 제공하며 환자 편의성까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헬스, IoT, 스마트 센서와 융합된 차세대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이 개발됨에 따라, 우리는 더 이상 병원에서 긴 바늘을 맞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혁신적 DDS 전략으로서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