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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MS/MS와 고급 동위원소 대사 분석 기법으로 암세포의 ‘실시간 대사 흐름’을 읽어내는 방법

1. 서론 – 왜 종양 대사 연구에서 ‘Flux(흐름)’이 중요한가

암세포의 대사는 교과서적인 생화학 경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유연성을 가진다.
특정 경로가 억제되면 다른 우회 경로가 즉각적으로 활성화되고, 영양소 공급 환경이 바뀌면 마치 스위치를 바꾸듯 탄수화물·아미노산·지질 대사 흐름의 비중이 재조정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종양 대사를 이해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하나 있다.

정적 농도(concentration)만 보고 대사 흐름(activity)을 해석하려는 것

대사체 농도는 그 자체로 중요한 정보이지만, 농도가 높다고 해서 해당 경로가 활발히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생성속도, 분해속도, 반응 효소의 활성, 세포 내 compartment 이동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등장한 접근법이 바로 Isotope tracing 기반 metabolic flux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어떤 대사체가 얼마나 있는가”가 아니라,

  • 어떤 기질이
  • 어느 경로를 거쳐
  • 어떤 속도로
  • 어떤 최종 산물로
  • 어떤 비율로 편향되었는지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는 기법이다.

LC-MS/MS 분석 기반의 isotope tracing은 현재 암 연구, 면역대사 연구, 약물기전 규명, 항암제 내성 연구 등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에서도 ADC, 면역항암제, metabolic modulator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flux 분석의 도입이 늘고 있어 실제 실무 연구원에게도 점점 필수 기술이 되고 있다.

2. Isotope Tracing의 원리 – 왜 ^13C, ^15N, D-label이 필요한가

2.1 Stable isotope을 사용하는 이유

방사성 동위원소 기반 autoradiography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막을 내렸다.
현대의 isotope tracing은 대부분 stable isotope(비방사성 동위원소) 를 사용한다.

  • ^13C-glucose
  • ^13C-glutamine
  • ^15N-glutamine
  • D3-serine
  • ^13C-palmitate (fatty acid tracing)
  • U-^13C-lactate

이런 기질을 세포나 동물 모델에 투여하면, 대사 경로를 거치면서 해당 label 탄소들이 다른 분자에 비율적으로 편입된다.

LC-MS/MS 또는 HRMS(Orbitrap/Q-TOF) 분석을 통해
라벨링된 분자의 M+1, M+2, M+3… 패턴을 확인하면,

  • 어떤 반응이 더 활성화되었는지
  • 탄소 흐름이 glycolysis vs TCA cycle vs fatty acid synthesis 중 어디로 bias 되었는지
  • 약물 처리 후 대사 경로가 어떻게 재프로그래밍되었는지

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2.2 Mass shift detection – LC-MS/MS의 역할

LC-MS/MS는 isotope tracing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대사체 분리능이 뛰어남
    – isobaric compound가 많은 대사체 영역에서 중요
  2. M+ isotopologue 구분 능력
    – 특히 0.003 Da 단위의 mass difference 구분이 필요한 경우 HRMS는 필수
  3. Multiple reaction monitoring (MRM) 기반으로 특정 라벨 이동을 높은 감도로 모니터링 가능
  4. 시간 의존적 kinetic profiling 구축에 최적

3. 종양 대사 재프로그래밍과 isotope tracing

암세포의 대사 재프로그래밍은 대략 다음 네 가지 패턴으로 요약된다.

3.1 Glycolytic shift (Warburg effect 강화)

  • glucose → lactate 흐름 증가
  • TCA cycle carbon entry 감소
  • pentose phosphate pathway(PPP) 활성 증가

이를 ^13C6-glucose tracing으로 추적하면,

  • lactate M+3 증가
  • citrate M+2 감소
  • ribose M+5 증가(PPP 활성 지표)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

3.2 Glutamine addiction (글루타민 의존성)

많은 암세포는 미토콘드리아 TCA cycle carbon source를 glucose보다 glutamine에서 가져온다.

^13C5-glutamine 투여 시,

  • α-ketoglutarate M+5
  • citrate M+4 (reductive carboxylation 활성 시 M+5)
  • malate M+2/M+4

등의 비율로 TCA cycle 재편이 드러난다.

3.3 Fatty acid synthesis & oxidation shift

암세포는 지방산 합성과 β-oxidation을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13C-glucose → ^13C-acetyl-CoA → palmitate M+2n 형태로 라벨링 패턴을 분석하면
지방산 신생합성(FASN 활성)을 평가할 수 있다.

반대로 ^13C-palmitate tracing은
β-oxidation 경로의 활성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3.4 NADPH 생산 경로 재조정

특정 항암제는 PPP 억제, malic enzyme 억제, IDH1/2 mutation 등을 통해 NADPH 생산을 변화시키며,
이를 isotope tracing으로 정량화할 수 있다.

4. Isotope tracing workflow – LC-MS/MS 기반 실험 설계

아래는 제약회사 비임상/약효기전 연구팀에서 실제 사용하는 기본 workflow와 거의 유사하게 구성했다.

4.1 Label selection


목적 권장 isotope
Glycolysis flux U-^13C glucose
TCA cycle oxidative flux U-^13C glucose, U-^13C glutamine
Reductive carboxylation U-^13C glutamine
Serine/glycine pathway U-^13C glucose 또는 ^13C3-serine
Fatty acid synthesis U-^13C glucose, ^13C-acetate
β-oxidation ^13C-palmitate
Nucleotide synthesis U-^13C glucose, ^15N-glutamine

4.2 Labeling duration

시간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 0–30 min: rapid glycolysis labeling
  • 1–4 시간: TCA cycle labeling
  • 8–24 시간: lipid synthesis labeling
  • 24–48 시간: DNA/RNA nucleotide labeling

시간을 잘못 잡으면 전체 flux 해석이 완전히 뒤틀리므로
실험 전 pilot study는 필수다.

4.3 Sample preparation

대사체는 특히 quenching(대사 정지) 과정이 생명이다.

  • 냉한 methanol/ACN에 즉시 quenching
  • extraction solvent에 internal standard(M+0 isotope)를 반드시 포함
  • LC-MS/MS injection 전, sample dryness 시간 최소화
  • 원심분리·건조 과정에서 label scrambling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
  • 특히 serine/glycine 경로는 artefact label exchange가 발생하기 쉬움

4.4 LC-MS/MS 분석 조건

(1) Chromatography

  • HILIC column → polar metabolites
  • C18 reverse phase → 일부 organic acids, fatty acids
  • ion-pairing LC → TCA cycle 유기산 정량

(2) MS 조건

  • MRM 모드 (triple quad)
  • high-resolution full scan + PRM (Orbitrap/Q-TOF)
  • Isotopologue completeness correction(자연동위원소 보정) 필수

5. 종양 대사 재프로그래밍 연구 적용 사례

아래 사례들은 실제 제약사·학계에서 널리 활용되는 접근 방식이며,
실제 연구원 시점에서 상세하게 풀어 설명했다.

사례 1. 항암제가 glycolysis-to-OXPHOS shift를 유도하는지 확인

많은 metabolic modulator는 암세포를 ‘당 의존성’에서 ‘미토콘드리아 의존성’으로 강제로 전환시켜
에너지 불균형을 유도한다.

실험 설계

  • U-^13C glucose 투여
  • lactate M+3 / citrate M+2 비율 비교
  • time course (0.5h, 1h, 4h)

해석

  • lactate M+3 ↓
  • citrate M+2 ↑
  • malate M+2 ↑
  • ATP level 변화 조합

해당 패턴이면 “OXPHOS 활성 증가 → Warburg effect 억제”의 방향성이 확인된다.

사례 2. Glutamine addiction dependency 규명

항암제 A가 glutamine 의존성을 강화시키는지 평가한다고 가정하자.

Flux 결과

^13C5-glutamine tracing에서

  • citrate M+4 증가
  • malate M+4 증가
  • fumarate M+4 증가
  • lactate labeling 크게 변화 없음

이런 패턴이면 암세포가 glutamine을 TCA 주요 carbon source로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례 3. Fatty acid synthesis 억제제의 기전 검증

FASN inhibitor 개발 시 필수로 수행하는 분석이다.

실험

  • U-^13C glucose 투여
  • palmitate M+2n 비율 분석

해석

약물 처리 시 palmitate M+16, M+14 등이 감소하면
de novo lipogenesis 억제가 직접적으로 입증된다.

사례 4. IDH1 mutation / reductive carboxylation 활성 분석

IDH1/2 mutation은
암세포가 oxygen-limited 환경에서 reductive carboxylation을 이용해 lipid synthesis를 유지하게 만든다.

flux signature

  • citrate M+5 증가
  • acetyl-CoA → palmitate labeling 변화
  • αKG → isocitrate 반응의 역방향 활성화

이 분석은 glioblastoma, cholangiocarcinoma 등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6. Isotope tracing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류와 주의점

연구실에서 이 실험은 결과가 예쁘게 나오면 압도적으로 강력하지만,
조금만 삐끗하면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실제 제약사 분석 연구 파트에서 자주 접한 대표적 오류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6.1 Label scrambling 문제

특히 serine–glycine–one carbon metabolism 경로에서
non-enzymatic exchange가 발생해 false M+1 signal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예방:

  • extraction pH 철저히 관리
  • sample temperature 최소화
  • quenching solvent 즉시 처리

6.2 자연동위원소 보정(NA correction) 누락

M+1, M+2는 자연동위원소(예: ^13C 1.1%)로도 발생한다.
이를 correction 하지 않으면 실제 flux와 완전히 다른 해석이 나온다.

6.3 labeling time misalignment

glycolysis flux를 보기 위해 24시간 labeling을 하면
시간적 민감도 정보가 완전히 사라진다.

반대로 TCA flux를 보기 위해 5분 labeling을 하면 noise밖에 남지 않는다.

6.4 LC-MS/MS carryover로 인한 M+ 패턴 왜곡

label이 포함된 pooled sample이 run 전에 주입되면
다음 sample에 미량이 carryover되어 isotopologue signal이 왜곡된다.
이 문제는 triple quad 운용경험이 없으면 잘 모르는 함정이다.

6.5 unlabeled carbon source contamination

실험 배지에 숨겨진 carbon source가 많다.
대표적인 예:

  • sodium bicarbonate
  • pyruvate
  • serum lipid
  • amino acid mixture 중 unlabeled serine/glycine

이런 미량의 기질 공급원 때문에 labeling 비율이 약하게 나타나 해석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7. Isotope tracing와 항암제 개발의 통합 전략

오늘날 항암제 개발에서는 구조적 binding assay, phenotypic assay뿐 아니라
metabolic fingerprint를 통한 기전 규명이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특히 다음 세 분야에서 flux 분석이 핵심 툴로 자리 잡았다.

7.1 Metabolic vulnerability 타겟 발굴

리뷰 논문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실이 있다.

암세포는 특정 대사경로에 과도하게 의존할수록
해당 경로 억제 시 취약성(vulnerability)이 커진다.

Flux 분석은 이러한 취약성을 직접적으로 확인해준다.

7.2 항암제 반응성 바이오마커 발굴

  • drug responder vs non-responder 간 flux signature 차이
  • lactate M+3, citrate M+2, malate M+4 패턴으로 환자 반응 예측
  • 실제 TDM, PK/PD 모델과 연동 가능

국내에서도 metabolic biomarker 기반 companion diagnostic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용성이 매우 높다.

7.3 약물 내성(registance) 매커니즘 규명

내성 암세포는 대부분 대사경로를 재프로그래밍한다.

예:

  • EGFR inhibitor resistance → glutamine dependency 증가
  • KRAS-G12C inhibitor resistance → fatty acid oxidation 증가
  • platinum resistance → serine synthesis 증가

이런 변화는 전통적인 proteomics만으로는 부족하며,
isotope tracing flux 분석이 있어야 패턴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8. Flux 분석과 machine learning–omics 융합

최근 연구 흐름에서는 isotope tracing에서 얻은 isotopologue fractions을
machine learning 모델에 입력해

  • pathway activation score
  • drug response prediction
  • metabolic subtype clustering

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한국 제약기업에서도 multi-omics 기반 biomarker 연구가 증가하며
flux 데이터는 다음과 같은 장점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 농도 데이터보다 variability가 낮음
  • pathway 해석력이 직접적
  • 약물 처리 전후 변화량이 명확함

9. 결론 – 왜 지금 isotope tracing이 중요한가

암 대사는 단순히 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흐름(flow) 의 문제다.
LC-MS/MS 기반 isotope tracing은 대사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기술이며,
현재 항암제 개발·대사체 기반 biomarker 연구·내성 메커니즘 규명에서
이미 핵심 툴로 자리 잡았다.

 

Isotope Tracing 기반 Metabolic Flux 분석 – 종양 대사 재프로그래밍 연구 응용
Isotope Tracing 기반 Metabolic Flux 분석 – 종양 대사 재프로그래밍 연구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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