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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퇴행성 질환에 대한 지역 기반 예방·관리 정책 비교: 한국과 주요국의 전략 분석

서론: 초고령화 사회에서 퇴행성 질환의 도전

21세기 의료 시스템의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는 퇴행성 질환(degenerative diseases)의 증가입니다. 퇴행성 질환은 노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만성 질환군으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당뇨성 신경병증 등 다양한 질환을 포함합니다. 이런 질환들은 급성질환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며,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의료 및 돌봄 비용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반 커뮤니티 중심의 예방·관리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의 지역 중심 퇴행성 질환 관리 정책을 비교하고, 그 시사점을 정리합니다.

퇴행성 질환에 대한 지역 기반 예방·관리 정책 비교: 한국과 주요국의 전략 분석
퇴행성 질환에 대한 지역 기반 예방·관리 정책 비교: 한국과 주요국의 전략 분석


1. 한국의 지역 중심 퇴행성 질환 관리 전략

1-1.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한국은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 주도로 '지역사회 통합돌봄(Community Care)' 선도사업을 시행하며, 노인과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복지 연계 기반의 자립생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중점 질환 관리 대상: 치매, 당뇨, 심뇌혈관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등
  • 주요 실행 기관: 지역 보건소, 건강생활지원센터, 노인복지관
  • 중장기 과제: 방문간호 및 방문재활 확대, 다직종 통합 사례관리

1-2.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조기 진단 및 관리

전국 시군구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는 퇴행성 신경질환 중 대표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초점을 맞추어 조기 선별, 진단, 등록 관리, 가족지원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합니다.

  • 예방 중심의 인지 강화 프로그램 운영
  • 지역 병원과 연계한 진단·처방 체계 강화
  • 치매 가족 대상 심리지원 서비스 제공

2. 미국: 예방과 커뮤니티 헬스케어의 접목

2-1. 연방 및 주정부 중심의 건강증진 프로그램

미국은 MedicareMedicaid를 통한 재정지원과 함께, 주정부가 주도하는 Preventive Health and Health Services Block Grant를 통해 지역사회 예방사업을 지원합니다. 퇴행성 질환 예방을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CDC의 "Healthy Brain Initiative": 치매 예방 캠페인 및 인지 건강 촉진
  • "National Diabetes Prevention Program": 지역 커뮤니티 YMCA, 약국 등과 연계
  • Veterans Health Administration(VHA): 고령자·퇴역군인을 위한 맞춤형 통합관리

2-2. 퇴행성 질환에 특화된 커뮤니티 기반 시범사업

  • Program for All-Inclusive Care for the Elderly (PACE): 5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사회 기반 다직종 통합 케어 프로그램
  •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ACO) 모델: 퇴행성 질환을 포함한 만성질환자 관리 성과에 따라 의료기관 보상

3. 일본: 초고령 사회에 맞춘 지역포괄케어시스템

3-1. 지역포괄케어시스템(地域包括ケアシステム)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국가로, 퇴행성 질환의 지역 관리 체계가 매우 발달되어 있습니다. 2025년까지 모든 지역에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다음 요소로 구성됩니다.

  • 주거, 의료, 개호, 돌봄 예방, 생활지원의 통합
  • 지역 개호지원센터에서 사례관리 전담
  • 의사, 간호사, 케어매니저, 사회복지사 등 다직종 협업

3-2. 치매 고위험군 조기 개입

  • 지역 주치의 제도를 통해 75세 이상 고령자 대상 정기적 인지기능 평가
  • 치매 카페, 지역 치매 지원인 양성 프로그램 운영

4. 유럽연합(EU): 디지털 헬스와 연계된 예방 전략

4-1. ‘Active and Healthy Ageing’ 전략

EU는 고령자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European Innovation Partnership on Active and Healthy Ageing"(EIP on AHA)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솔루션(Digital Health)**을 활용한 조기 진단 및 예측 시스템 구축
  • 지역 기반의 ‘Age-Friendly Environment’ 조성: 고령자 친화 도시, 커뮤니티 공간 조성
  • 환자 데이터 기반 맞춤형 예방 프로그램 운영

4-2. 치매와 신경질환에 대한 EU 공동 연구

  • EU Joint Programme - Neurodegenerative Disease Research (JPND)
  • 다양한 퇴행성 신경계 질환(알츠하이머병, 루게릭병 등)에 대한 공동 펀딩 및 임상시험 인프라 강화

5. 주요 국가별 비교표

국가                 대표 정책/제도                                         지역 실행 주체                        특징
한국 지역사회 통합돌봄, 치매안심센터 보건소, 복지관, 센터 의료-복지 통합 연계, 초기 단계
미국 PACE, ACO, 예방보조금 주정부, 비영리기관 민간협력, 커뮤니티 헬스 확대
일본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지역 개호센터, 주치의 전 국민 커버, 다직종 연계 선도
유럽연합 EIP on AHA, JPND EU, 각국 보건부 디지털 헬스 기반 정책 주도
 

6. 향후 방향과 과제

6-1. 공공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

퇴행성 질환 예방에서 리얼월드 데이터(RWD)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조기 예측 시스템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 생체 센서, 전자의무기록(EHR)을 기반으로 한 질병 발생 예측 기술이 의료-지역사회 연계 플랫폼과 통합되어야 합니다.

6-2. 인프라와 인력의 불균형 해소

지역 간 의료 인프라와 인력의 편차는 커뮤니티 기반 접근의 걸림돌입니다. 특히 농촌 및 도서 지역은 전문인력 부족과 접근성 문제로 인해 통합적 서비스가 제한적입니다.

6-3. 환자 중심 케어와 가족 돌봄자의 역할 강화

퇴행성 질환은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에 장기적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고려한 케어기버(돌봄 제공자) 지원 정책과 교육 강화도 필수적입니다.


결론: 통합적 관점에서의 퇴행성 질환 대응

퇴행성 질환은 단일 질환이 아닌 복합적·다차원적 문제로, 예방과 관리 모두 지역 중심의 통합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각국은 의료-복지-기술-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커뮤니티 기반 대응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를 참고하여 지역 보건소와 커뮤니티 헬스 인프라의 고도화, 디지털 기반 질병 조기 예측, 가족 돌봄 지원 체계 강화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퇴행성 질환은 단순히 ‘늙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사회가 건강하고 존엄하게 늙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속가능성과 연대의 문제입니다.


[참고 문헌 및 링크]

  • 보건복지부 커뮤니티 케어 정책 브리프
  • CDC, NIH 관련 리포트
  • 일본 후생노동성 지역포괄케어 자료
  • EU EIP on AHA 정책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