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분석 데이터의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들
약물 분석 데이터를 다루는 분석연구원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의 신뢰성”입니다. 특히 규제기관에 제출되는 자료이거나 임상시험과 직결되는 분석이라면, 수치를 한 자릿수라도 믿을 수 없는 데이터는 전체 결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신뢰성을 지탱하는 핵심 축은 정량분석의 calibration curve와 품질관리(QC) 시료 처리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법 밸리데이션과 루틴 샘플 처리 시 자주 겪는 calibration curve 설정, QC 시료 배치 전략, 이상치 발생 시의 판단 기준 등에 대해 자세히 풀어보고자 합니다. 정제된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마주한 실제 문제와 해결 방법 중심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2. Calibration Curve – 기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정량분석에서 calibration curve는 말 그대로 전체 데이터의 기준점입니다. curve의 기울기(slope) 하나만 달라져도 수치 오차가 수배 이상 커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설계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1) 곡선 설정 시 고려해야 할 기본 원칙
- 정량 범위는 반드시 시료 농도 분포를 포괄해야 하며, 중간 농도 지점의 QC accuracy가 가장 중요합니다.
- 최소 6 point 이상, 가능하면 8 point 이상 설정을 권장
- 최소 75% 이상이 accuracy ±15% (LLOQ는 ±20%) 이내일 것
- Weighting factor는 반드시 검토: 1/x 또는 1/x^2 적용 여부는 반복적 curve로 통계 비교 후 결정
2)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 Weighting factor를 왜 적용하나?
고농도에서는 오차가 작고, 저농도에서 큰 이유는 상대적 신호 불균형 때문입니다. 따라서 weighting factor는 고농도 데이터에 과도한 영향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선택합니다:
Weighting | 상황 |
None (1/x^0) | 데이터 수 적고, 변동성 낮을 때 |
1/x | 대부분의 약물 정량에 기본 적용 |
1/x^2 | 저농도 변동성이 큰 경우 권장 |
3. QC 시료 –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대상’
QC 시료는 단순히 분석 batch에 포함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분석 결과의 일관성과 정확도를 증명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 QC accuracy는 좋은데 sample은 이상치로 나옴
- 중간 농도 QC는 괜찮은데, LQC나 HQC가 편향됨
- QC 시료 반복 측정 시 precision이 불안정함
이러한 상황은 결국 QC 시료의 배치 방식, 저장 조건, 전처리 동기화 여부 등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1) QC 시료 배치 전략
- 각 농도(QC Low, Mid, High)는 최소 2개 이상 배치
- Sample 처리 시작 전과 중간, 마지막에 QC를 배치 (pre-run, mid-run, post-run)
- Blank와 LLOQ 시료도 batch에 포함시켜 baseline 확인 가능하도록 설정
2) 실제 배치 예시
순번 | 시료 종류 | 비고 |
1 | Blank | No IS |
2 | Zero | IS only |
3 | Cal 1~8 | Low to High |
9 | LQC | 전처리 동기화 |
10 | MQC | 중간 품질 기준 |
11 | HQC | 고농도 품질 확인 |
12~ | Sample | 환자 시료 등 |
후반 | QC 반복 | 중간/후단 위치 확인 |
3) QC 시료의 저장과 해동 조건도 변수
- -80도 장기보관 시 QC 용액 내 안정성 확보 필요
- 해동 시 vortex → brief centrifugation → 4도 유지하며 전처리
- 동결/해동 반복은 최대 3~4회까지만 허용
4. 이상치 발생 시 판단 기준과 실무 처리
분석 중 QC 시료의 정확도 또는 정밀도가 기준을 벗어날 경우, 전체 run을 무효처리할지 여부는 민감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판단 기준 요약 (FDA/EMA 기준 기반)
- 전체 QC 시료 중 최소 67% 이상이 기준 만족 (±15%, LLOQ는 ±20%)
- 동일 농도 그룹에서 50% 이상이 기준 만족해야 함
- 한 개의 QC 시료만 벗어났을 경우 재측정 허용 가능 (단, 사유 기록 필수)
실무 팁
- QC outlier 발생 시, 같은 batch 내 IS peak area나 recovery를 함께 점검하면 근본 원인을 추정하기 쉬움
- QC 시료에만 편차가 있는 경우 → 시료 오염, 용기 문제 가능성
- QC와 sample 모두 이상한 경우 → system drift, instrument 조건 재확인 필요
5. 실무에서 겪은 사례 공유
사례 1 – Cal curve가 linear한데 QC만 계속 벗어남
문제: 동일한 stock QC solution 사용 → vial 간 농도 균일성 확보 실패
해결: stock 재조제 시 mixing step 표준화, aliquot 나누기 후 각 vial 별 validation
사례 2 – LQC가 항상 undershooting 됨
문제: low binding tube 미사용, tip 내 비특이 결합 발생
해결: 전처리 장비 전량 low-binding 제품으로 교체 후 회복
사례 3 – Batch 중간 QC만 이상치, 나머지는 정상
문제: pre-treatment 시 batch 내 처리 순서 누락 발생
해결: 처리 순서 SOP 강화 + internal standard 처리 timing 엄격히 통제
6. 실무 팁 요약 – QC 관련 체크리스트
✅ Calibration curve는 항상 weighting factor 적합성 검토 (정규성, residual plot 동시 확인)
✅ QC 시료는 각 농도별 2개 이상, 전체 QC 기준 만족률 67% 이상 유지
✅ IS peak area 변동 확인 → QC 이상 원인 분석 단서로 활용 가능
✅ QC 시료 조제 시 mixing 시간과 동결 방식 통일화
✅ Sample과 QC 동시 처리 – 모든 step을 같은 조건에서 처리
✅ SOP에는 batch 처리 순서, tube 종류, 시료 번호, 처리 시간 전부 명시
7. 결론 – QC 시료는 단순한 검증이 아니라, 분석법 신뢰성의 지표
많은 분석연구원들이 calibration curve는 세심히 다루면서도, QC 시료는 그냥 ‘넣는 것’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실무에서는 QC 시료가야말로 분석 시스템 전체의 재현성, 일관성, 정량 능력을 입증하는 실질적 도구입니다.
정량분석에서의 정직함은 curve 하나, QC 시료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사소해 보이는 tube 재질, vortex 시간, 냉동 방법이 결과를 뒤바꾸기도 합니다. 결국 분석 데이터의 품질은 수치 그 자체보다, 수치를 만들어낸 과정의 정직함에서 비롯됩니다.
앞으로도 분석 데이터의 신뢰성을 고민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계속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제약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귀질환 치료제의 약물 분석법 특수 설계 사례 – 초저농도 약물 분석 및 통계 처리 (0) | 2025.07.04 |
---|---|
High-throughput screening (HTS) 분석법 개발과 검증 – 신약 스크리닝과 병행한 분석 설계 (0) | 2025.07.02 |
바이오의약품 분석에서의 분석법 특수 고려사항: 항체, 단백질 의약품 정량 전략 (0) | 2025.07.01 |
노인 환자 대상 Polypharmacy 상황에서의 약물농도 모니터링 전략: 실무 중심 분석 (0) | 2025.06.30 |
약물 분석 중 발생 가능한 분석기기 간 상관 편차 (LC-MS vs GC-MS vs HPLC 등 비교) (0) | 2025.06.29 |
고속 크로마토그래피(UHPLC) 기반 분석 시간 단축 사례_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 셋업과 실무 적용 전략 (0) | 2025.06.28 |
약물 분석 시 사용되는 내부표준(Internal Standard)의 선택 기준_Stable Isotope Labeling 기법 포함 (0) | 2025.06.28 |
실험실 자동화(Automation)가 약물 분석에 미치는 영향_시료 처리 로봇, LIMS 연계 등 (0) | 202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