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정적’이 아닌 ‘학습하는 의료기기’ 시대의 도래
전통적인 의료기기 규제는 제품이 고정된 기능과 성능을 갖는다는 전제하에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AI 기반 의료기기, 특히 기계학습(ML) 모델이 탑재된 제품은 사용 중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성능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후 학습(Continuous Learning) 또는 알고리즘 자가 업데이트 특성은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미국(FDA), 유럽(EMA), 일본(PMDA)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각각 규제 방식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2. 미국 FDA: Predetermined Change Control Plan (PCCP) 도입
▷ 주요 방향성
미국 FDA는 2021년부터 AI 의료기기(Medical Device Software with AI/ML)에 대해 예측 가능한 변경(PCCP) 개념을 도입하여, 알고리즘 변경을 미리 규제 계획 내에 포함하도록 허용했습니다.
▷ PCCP 주요 요소
항목 | 설명 |
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 | 독립형 의료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대상 |
PCCP (Predetermined Change Control Plan) | AI 알고리즘의 향후 변경 가능성과 방향성을 사전 명시 |
Total Product Lifecycle (TPLC) | 초기 승인부터 사후 감시까지 전주기 통합 규제 접근 |
▷ 실시간 업데이트에 대한 규제 완화 조건
- 업데이트가 안전성 및 성능 기준 내에서 작동할 경우, 재심사 없이 자동 허용
- 단, 변경 범위, 데이터 수집 방식, 학습 기준은 사전에 승인받아야 함
▷ 사례
- Viz.ai의 뇌졸중 탐지 알고리즘은 FDA 최초의 PCCP 적용 사례로, AI 성능 개선 업데이트를 정기적으로 승인받아 자동 적용 가능
3. 유럽 EMA 및 MDR 규정: 리스크 중심 규제 체계
▷ MDR (Medical Device Regulation) 중심의 프레임워크
유럽은 2021년부터 기존 MDD에서 MDR(2017/745)로 전환되며, 의료기기 내 소프트웨어(SaMD)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 AI 의료기기의 Class 분류 강화
- 환자 상태에 따라 Class IIa, IIb 또는 III로 높게 분류되며, 고위험군은 유럽 인증기관(Notified Body)의 철저한 심사 필요
▷ 알고리즘 업데이트 관련 요구 사항
- 실시간 업데이트에 대해 명확한 성능 확인 방법, 검증 절차, 버전 관리 기록을 요구
- 의도된 목적(intent of use)에 변경이 발생하면 재승인 필요
▷ 규제 과제
- EMA는 AI 업데이트 주기에 맞춘 신속한 심사 체계 미비로 인해, 민간의 자동 업데이트 시도가 제한적
- Human-in-the-loop(사람의 개입) 기반 검토를 의무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음
4. 일본 PMDA: 규제 유연성 확대와 평가 체계 정비
▷ AI 기반 의료기기의 인정 확대
PMDA는 2020년대 들어 AI/ML 기반 진단 보조 시스템, 영상 분석 도구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AI 혁신 의료기기”로 별도 구분하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 알고리즘 업데이트와 관련된 정책 특징
- 업데이트를 주기적 재검토(regulatory re-review) 대상으로 명시
- 그러나 최근엔 사전 검토된 변경 범위 내에서는 자동 반영 허용
- AI 기능 설명서 및 추적성 확보 문서화가 필수
▷ 특징
항목 | 내용 |
실시간 심사 여부 | 제한적 허용 (Pre-defined Plan 기반) |
환자 데이터 보안 |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데이터법의 엄격한 적용 |
자율학습 허용 범위 | 고위험군 제외 후 점진적 확대 예정 |
5. 주요 차이점 요약 비교
항목 | FDA (미국) | EMA (유럽) | PMDA(일본) |
실시간 알고리즘 업데이트 허용 | PCCP 기반 명시적 허용 | 목적 변경 시 재심사 필요 | 제한적 허용 (문서화 필요) |
규제 철학 | 전체 수명주기(TPLC) 접근 | 리스크 중심 분류 체계 | 점진적 도입 및 구체화 |
평가 방식 | 자동 승인 조건 명시 가능 | Notified Body 통한 외부 심사 | PMDA 주도의 반복 심사 |
문서 요구 수준 | 변화 계획, 학습 구조 문서화 | 성능검증, 변경관리 시스템 요구 | 업데이트 영향도 분석 요구 |
6. 향후 과제와 글로벌 조화 전략
-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포럼)는 SaMD와 AI 규제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Algorithm Change Protocol(ACP)” 국제 표준화 초안을 마련 중
- FDA-EMA-PMDA 간 MDSAP 기반 데이터 공유 시스템 강화
- AI 지속학습의 투명성과 성능 모니터링 자동화 기술의 동시 발전이 관건
7. 결론
AI 기반 의료기기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스스로 개선하는 능력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규제 기관들은 ‘지속 학습’을 통제 가능한 구조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FDA의 PCCP, EMA의 고위험군 관리, PMDA의 사전 범위 명시 정책은 모두 같은 방향을 지향합니다.
향후에는 AI 알고리즘의 버전 관리, 성능 검증 자동화, 리스크 기반 실시간 승인체계가 의료기기 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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